실업난이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길거리에서 만나는 청년 다섯 명 중 한 명이 실업자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나도 취업이나 이직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 왔다. 그래서 지금은 어떻게 하면 개인들이 좀 더 좋은 회사에 취업하도록 지원해 줄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

반대로 기업 입장에서도 어떻게 하면 좀 더 좋은 사람을 채용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좀 더 빠르고 손쉽게 지원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분류해낼 수 있을까 고민한다.

대부분의 자기 소개서는 다음과 같은 주제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소개서 내용과 주제
▲성장 배경
▲학교 생활
▲성격 장단점
▲지원 동기
▲입사 후 포부

기업에서는 상기 내용 이면의 의미를 생각한다. 하지만 많은 지원자는 순진하게도 상기의 주제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내용을 천편일률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요구하는 측면에 맞춰 바꿔 나가야 한다.

채용 담당자들은 불과 1주일 사이에 지원자의 서류 합격 여부를 판단해 줘야 되는 경우가 많다. 과거 대규모 일시 채용시에는 중견 기업조차 3000여 명의 지원자가 한꺼번에 몰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력서·자기 소개서 분량이 평균 3~4장이라고 쳐도 1만장 이상의 서류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분량의 문서를 과거 10ppm의 프린터로 쉬지 않고 돌려도 거의 24시간을 꼬박 붙어 있어야만 출력이 가능하다. 몇 대를 돌리더라도 프린터도 쉬어 줘야 하기 때문에 출력에만 거의 이틀을 잡아먹는다.

모집 광고에서부터 최종 합격에 이르기까지 불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이 모든 과정을 처리해야 되는 경우가 많다. 인사 부서에서만 채용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용 시기에는 부서의 모든 업무가 거의 마비된다.

그래서 기업 입장에서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분석해야 한다. 기업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른 의미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기업 측면에서의 자기 소개서
▲성장 배경 = 이 직업을 생각하게 된 동기와 원인
▲학교 생활 = 직업을 위해 그동안 어떤 준비를 해 왔는가에 대한 설명
▲성격 장단점 = 현 업무와 어떤 부분이 맞고 어떤 부분이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명
▲지원 동기 = 많고 많은 회사에서 왜 우리 회사를 지원했는지에 대한 이유
▲입사 후 포부 = 지원자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정확히 무엇인가에 대한 설명

이렇게 기업과 개인이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것이다. 기업이나 직무의 성격에 따라 자기 소개서의 내용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은 똑같은 형식과 내용의 자기 소개서를 제출하고 있는 것이다.

취업 전까지 대부분의 사람은 소비자의 입장으로만 살아온 것이다. 하지만 사회에 진출하면서 소비자가 아니라 공급자로 전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꽤 많은 청년들은 컴퓨터를 살 때만큼의 고민도 없이 아무 회사에 지원한다. 그만큼 무성의한 것인데 인재 채용의 베테랑들은 그 정도는 파악하고 있다.

제대로 된 자기 소개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구직 시장에 뛰어든 공급자인만큼 자신의 주요 장점(selling point)을 부각시켜 전달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만일 기업에서 현재 모집 중인 직종의 인력에게 3000만 원 가량의 연봉을 책정해 놓았다고 치자. 그러면 기업에서는 최소 3000만 원 이상의 연간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결국 최소 6000만 원 이상의 상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도 한 해만 지불되는 비용이 아니라 매년 그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만일 10년 동안 지속된다고 치면 거의 10억 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러니 기업의 가장 중요한 의사 결정 중 하나가 인재 채용이 되는 것이다. 만일 당신의 돈으로 첫해 연봉 수준의 6000만 원짜리 상품을 구매한다고 쳐 보자.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서 기업의 입장에서 어떠한 부분을 주요하게 평가하고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작성해야만 좋은 자기 소개서를 만들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