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사원들이 커다란 포부를 품고 직장 생활을 시작하는 계절이다. 요즘 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직원들의 이력을 보면 필자가 직장 생활을 시작하던 과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화려하다. 외국 대학의 연수는 기본이고 인턴 경력을 통해 이미 다양한 실무 경험도 쌓았다.

스펙 쌓기를 통해 최소 2~3개의 자격증을 취득했고 외국어 구사 능력은 물론 컴퓨터의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다루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필자가 다시 직장 생활을 시작한다면 이들 신입 사원들에게 명함을 내밀 수 없을 것 같다.

그런데 필자가 관찰해 보면 이런 화려한 스펙을 보유한 신입 사원들이 그에 비례해 직장 생활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이 열심히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학 시절 열심히 스펙을 쌓는 노력만큼이나 직장 생활에서도 그만큼 노력하고 있다. 능력과 노력을 겸비한 이들이 크게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이런 신입 사원들은 주변의 도움을 구하는 데 인색한 경향이 있다. 그 어느 직장이나 혼자만의 힘으로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 아무리 자신의 능력이 출중하다고 하더라도 여러 사람들의 협력과 합쳐진 능력보다 뛰어날 수는 없다. 또 주위 사람의 도움을 구하지 않고 조직 내에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습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실패하는 또 다른 요인은 이기적인 대인 관계에서 찾을 수 있다. 자신의 이익을 과도하게 주장한다면 조직에서 성공하기 어렵다. 입사해 조직 내에 새로 인간관계를 형성해야 하는 신입 사원이 주위 사람들에게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진다면 더욱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의 이익과 주위 사람의 이익이 충돌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이런 충돌 과정에서 자신이 먼저 양보하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나 돕고자 하는 긍정적인 인간관계가 형성된다. 이런 긍정적인 인간관계는 성공적인 직장 생활의 아주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양보는 손해라기보다 아주 현명한 투자라고 할 수 있다.

능력 있고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의 판단을 과도하게 신뢰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비록 잘못된 판단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의 능력과 노력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런 과도한 자신감으로 인해 타인의 조언과 의견에 소홀하게 된다.

직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모르는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먼저 인정하고 다른 사람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구하는 유연한 사고를 가져야 한다. 조언을 구하면 때로는 타인이 경험으로 쌓은 지혜를 얻을 수도 있고 정보통신기술에 의해 급속하게 변하는 사회현상에 대한 지식을 얻을 수도 있고 자신이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다른 환경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도 있다.
우리는 자식들을 교육하면서 공부 잘하는 똑똑한 자녀, 성실히 노력하는 자녀가 되기를 원한다. 이런 자질을 갖추고 있으면 직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긍정적인 인간관계 속에서 경쟁 우위의 자산을 축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쳐 줘야 한다. 그리고 그 자산이 개개인의 능력보다 더 강한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